살며생각하며

50대중반을 바라보면서 꾸는 나의 꿈

겨울아찌 2011. 9. 2. 16:36

페이스 북 친구로부터, 당신의 꿈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았다.
50의 중반의 나이를 넘어서고 있는, 나의 꿈은 무엇이냐고?
 

일단... 답변은 유보했다. 꿈을 계획하고 있으며, 기대하고 있지만... 젊디 젊은 그 페이스 북 친구에서 툭 던지듯이 계획을 말해주기에는 나의 꿈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답변을 하면서, 나의 꿈을 글로서 구체화 시키는 작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꿈은 기록하라 라고 하는 조언도 있었으니... ^^*)
 

나의 미래의 꿈을 이야기 하기 전에 과거의 꿈부터 되돌아보고 싶어졌다.
 

어릴 때의 꿈은 과학자였다. 과학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인데, 꿈을 이루지는 못했었다. 과학자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기에... 그냥, 과학만 열심히 했는데. 과학자가 되려면, 수학, 영어 등 여타과목도 잘해야 하는 것을 아무도 말해준 사람이 없었다. 부모님은 그 당시 최고의 직업이었던 화이트컬러 (은행원, 행정직)만 선호했기 때문에, 내가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에는 관심이 없으셔서, 별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그저 먹고 사는 일에 치여서 자녀의 꿈 같은 것을 생각하시는 분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반면에 같은 꿈을 꾸었던, 중학교 친구는 부모님의 적극적인 인도와 지원으로 지금은 KIST 의 교수가 되어 있다는 것을 친구를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이래서 멘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고등학교 때, 기초학문이 부족하여, 과학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으로 바꾸었다. 내가 추구하는 분야의 최고의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 꿈은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살이에 바빴던 나로서는, 그 꿈을 이루었다는 것도... 그리고 그 꿈을 이룬 위치에 있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하고... IMF 라는 전 국가적인 사태로... 무너져 버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꿈을 이루었지만... 그 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의 목표가 없었기에, 그저 지나가 버렸다는 것을 말할 수 있다. 그 시련은 모든 삶의 소망을 앗아갔고, 꿈을 꿀 수 없는, 인생의 거의 밑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지금의 위치까지 회복하는 데는, 껍데기에 지나지 않았던 모태신앙과 아내의 적극적인 믿음과 도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신앙을 회복하고, 다시 직장을 얻고,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알아가고, 자전거 타기라는 놀라운 레저생활을 통해서, 육신도 회복하면서, 다시 인생의 꿈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인생의 후반부의 꿈을 생각하는 데는, 먼저 나 자신에 대한 자각으로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정말로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이러한 자신에 대한 묵상에 들어가자, 내가 세웠던 목표, 내가 꿈꾸었던 것은, 먹고 살기 위해서 (육신의 정욕), 그리고, 나를 세상에 자랑하기 위해서(이생의 자랑) 세웠던 목표 (최고의 기술자)임을 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러면, 나는, 언제 가장 행복하지? 언제 가장 즐겁지? 하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 놀랍게도 나의 작은 능력으로 주변사람들을 돕고, 그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자임을 자각할 수 있었다. 내가 즐거워하는 나의 작은 능력은? 그것은 뭐든지 잘 고치고, 잘 만드는 손재주가 있었으며, 이것은 목수이셨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능력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능력은 돈벌이가 되지 않는 다는 아주 간단한 이유로 덮어두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기나긴 서론을 거쳐서, 이제 지금의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돈벌이를 목적으로 삼지 않는 목공소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나의 능력으로 주변사람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그것을 같이 공감하는 목수로서 살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 물론, 그 과정을 통해서, 나의 삶에 인도자 되시는 하나님을 증거하면서 살 것이다.
 

돈벌이가 안 되는데, 나이 들어서 어떻게 살려고? 돈 없는 노후는 비참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을 돌이켜 보면, 먹지 못할까 봐 걱정하며, 전전긍긍하며 살았지만, 먹지 못한 적은 없다. 다만, 더 편하게, 더 고급스럽게, 더 좋은 것을 추구했던, 육신의 정욕을 채우려는 욕망에 쫓겨 두려움에 속아서 살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채우신다. (육신의 정욕 말고...) 그 믿음에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이것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표현이다.
 

이러한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 이미 하나님이 주변에 일하고 계심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서울태생이고, 서울의 인근에서 떠나본 적이 없다. 그러나, 2-3년 사이에 회사가 전라도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는 계획이 구체화 되었으며, 아내는 종이접기 강사에서, 미술치료 공부를 하면서, 한적한 곳에서,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꾸면서, 나의 꿈을 구체화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리한다면, 아내의 꿈은, 전라도 지방에서, 폐교된 분교를 빌려서, 돈벌이가 목적이 아닌, 치료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것이 꿈이고, 나는 그 옆에서 역시 돈벌이가 목적이 아닌, 작은 목공소를 열어서, 그 지역의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꿈이다.
 

더 나아가서는, 그 공동체가 그 안의 폐쇄적인 공동체가 아닌, 발전적으로 그 지역에서,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을 꿈꾼다.
 

꿈이, 너무 작지 않느냐고? 그러나... 나의 개인의 목적적 꿈에서 그 허망함을 맛보았으니, 이제는 아내와 더불어 관계중심적인 목표의 꿈을 꾸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내가 속한 공동체와 더불어 꾸는 꿈이 더 큰 일을 이루어 낼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