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생각하며

하나님! 저의 기도에 거절하심을 감사합니다. ㅠ.ㅠ

겨울아찌 2010. 3. 2. 18:54



어제 비가 주륵주룩....
원래는 간만에 아내와 잔차를 타려고 했는데~~~ ㅠ.ㅠ

아내가 다니는 이포 시골학교에 아이들 입학식때 사용할 개나리 부케(?)를 가져다 달라고 해서, 이포까지 가는김에 양평의 닥터박 갤러리에 오랜만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나갈려고 준비를 하는데, 아내가 어딘가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하는 내용을 보니, 마석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해서, 우리가 닥터박 갤러리에 가니, 오라고 전화하는 것 이었습니다.

사실 별로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그친구는 거의 30년지기 이기는 한데, 그 친구를 회심시킬려고 몇년째 공을 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잡학으로 똘똘 뭉친놈이라서 잘 먹히지도 않고, 끝없는 잡학 자랑에 이야기 들어주기에도 질리는 녀석이라서... 만나면 또 무슨 궤변을 늘어놓을까 우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닥터박 갤러리는 조금은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먼저 도착해 있었고, 갤러리를 간단하게 들러본 후에, 입장권에 붙은 음료 (커피~) 를 놓고, 대화를.... (--);;

그래도, 이날의 이 친구와의 대화는 좀 희망적이기는 했습니다. 지난번에 가평에 있는 필그림하우스 (지구촌교회 수양관)에 초정을 했었는데, 이날 도서관에서 발견한 "단순하게 살아라" 를 읽고, 나름대로 자신의 생활의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자랑(?) 하고 싶어서, 짧지 않은 거리를 달려온 것도 있었습니다.

"단순하게 살아라" 는 일견, 성경의 내용과 부분적으로 합치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복음과 연결시키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거리가 꽤 있는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밀고 땡기는 이야기의 공전중에 그친구가 한마디 질문을 했습니다.

"너희가 이야기 하는 하나님께 선한 뜻으로 기도를 하면 모두 들어주느냐?" 

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들어줄수도 있고, 안들어 줄수도 있다"

라고 답변을 했더니, 짜증을 내면서, 그런 답은 누구나 내는것이 아니냐? 라고 애매하기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답변한 이유를 인격적인 하나님이라면, 그분이 나에게 가장 좋은것을 생각하며, 들어주시기 때문에 그럴수도있고, 그렇지 않을수도있다 라고 설명을 했지만, 이야기가 먹히지 않더군요.

그러더니, 그친구가 내놓은 답은

"모든 기도를 들어주신다"

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좋은것을 주시는 분이라면, 이 세상 모든것이 우리를 위해서 만들어 졌다면, 안들어 주실리가 있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답에 제가 반박을 이렇게 했습니다. 만약에 모든 기도를 들어주신다고 하면, 그것은 하나님이 없다고 하는것과 같은 이야기 이다. 왜냐하면, 모든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것은, 모든 기도가 응답되도록 자연시스템이 되어 있다는 것과 같다. 따라서 하나님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고, 그것은 곧 하나님이 없다는 것과 같다. 

반대로 모든 기도가 응답되지 않는다면, 앞에서 언급한 것과 반대로, 나의 모든 기도가 부정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으므로, 역시 하나님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없다는 것과 같다.

라고 답변을 하였습니다. 그 친구는 나름대로 자신이 하나님에 대하여, 생각하고, 그래도 내가 긍정할 만한 질문과 답을 내놓았는데, 그에 반하는 답변을 하자, 당황하면서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니고..."

만 연발했습니다. 더 이상 몰아붙이는 것은, 그 친구에게도 좋을것이 없을것 같아서, 적당선에서 긍정하여,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나중에 내가 답변한 내용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을때, 기도가 항상 응답되지 않는것은 당신의 존재증명이요, 그것이 또한 감사할일 임을 깨달을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의 기도에 항상, 응답하지 않으심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 친구를 위한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그 친구의 마음을 여시고, 구원해 주시옵소서.

- 겨울아찌 -